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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한국인 설의 기원은 90년대 민족주의자들

뉴스센터장 2025. 2.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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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한국인? 황당한 주장과 그 확산 과정

"공자가 한국인이다." 언뜻 듣기에도 황당한 이 주장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확산되었을까? 그리고 중국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하나씩 짚어보자.


1. 공자가 한국인? 기원의 배경

공자(孔子, BC 551~479)는 춘추시대 중국 노(魯)나라 출신의 사상가다. 하지만 일부 한국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 공자가 한국인이라는 주장이 떠돌기 시작했다.

이 주장의 근거는 대략 다음과 같다.

  • 공자의 성씨 ‘孔’이 고구려·부여 등 고대 한민족과 관련이 있다.
  • 공자의 조상이 요동 지역(현재 중국 동북부)에서 출발했다는 일부 기록.
  • "동이족(東夷族) 출신"이라는 공자 관련 사료.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석의 문제다. 중국의 동쪽에 살았다고 해서 반드시 한국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동이족’ 자체가 고대 중국에서 다양한 민족을 포괄적으로 부르는 말이었다. 즉, 특정 국가나 민족의 소유물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2. 확산 과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사서까지

이 황당한 주장은 1990년대 이후 일부 민족주의 성향의 연구자들과 네티즌을 중심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 일부 재야 역사 연구가들이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응해야 한다"며 주장.
  •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자도 한국인인데 중국이 도둑질하고 있다"는 식의 글이 확산.
  • 몇몇 서적에서 "공자의 조상은 한국과 연관이 있다"는 식으로 기술.

결정적으로, 한때 공자의 출신지를 요동(현재의 랴오닝성)으로 보는 설이 나왔던 것도 영향을 줬다. 그러나 이는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주장이다.


3. 중국에서의 논란과 헤프닝

중국은 당연히 이런 주장에 발끈했다.

  •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이 폭발.
  • 일부 언론에서 "한국이 공자까지 뺏어가려 한다"고 보도.
  • 공자의 후손들이 모여 "공자는 철저히 중국인"이라고 공식 발표.

2019년에는 중국 관영 매체에서 "한국에서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다"며 강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이 주장을 인정한 적은 없다. 다시 말해, 이는 일부 민족주의적 담론에서만 회자되는 주장일 뿐이다.


4. 역사 논쟁의 본질: 국적보다 유산이 중요하다

공자가 한국인이든 아니든, 중요한 건 그 사상이 남긴 영향이다. 공자는 유교 사상의 기틀을 마련했고, 한국·중국·일본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굳이 ‘한국인’인지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그가 남긴 유산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논점이다.

역사를 바라볼 때, 민족주의적 감정만으로 접근하면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중국이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우기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역사는 감정이 아니라, 팩트로 접근해야 한다.

이제 질문해보자. 우리는 과거의 위대한 인물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보다는, 그들의 유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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