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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씨크, AI신화를 다시 쓰다

뉴스센터장 2025. 1. 2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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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딥씨크의 그림자 속에서 흔들리다

2025년 1월 27일, 뉴욕 증시가 요동쳤다.

나스닥 선물은 4% 가까이 하락했고, S&P 500 선물은 2% 넘게 떨어졌다.

다우존스 선물 역시 38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엔비디아는 11% 하락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6% 이상 내렸다.

딥씨크(DeepSeek)의 부상이 초래한 의문들이 시장의 중심을 흔들었다.

AI 기술의 중심은 미국이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든 부문에서 성장을 미국이 주도할 것이라는 믿음이 순식간에 흔들리고 있다.

오픈AI의 챗GPT-o1이 라이벌이라고 선언한 딥씨크 홈페이지.


바람이 깃든 항저우의 연구소

딥씨크는 2023년 항저우에서 설립된 작은 AI 연구소다.

겉보기에는 거대 기술 기업들과 비교할 때 소박한 출발처럼 보였다.

이 연구소의 창립자 리앙 원펑은 저장대학 출신의 엔지니어로, 그의 시선은 언제나 기술 그 자체의 가능성에 머물러 있었다.

딥씨크의 독립성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알리바바나 바이두와 같은 중국의 빅테크의 지원 없이, 순수한 연구 중심의 접근법을 택했다.

이는 거대한 자본 없이도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수학과 언어의 춤: DeepSeek-R1

딥씨크가 세계를 놀라게 한 모델, DeepSeek-R1.

이 모델은 단 1,000만 위안(약 6억 원)이라는 비용과 10,000개의 NVIDIA 칩으로 개발되었다.

Reinforcement Learning(RL)이라는 훈련 방식을 기반으로 기존 감독 학습의 틀을 넘어섰고, 수학적 추론과 코딩, 논리적 사고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줬다.

R1은 단순히 성능에서 뛰어난 것에 그치지 않는다.

MIT 라이선스 하에 오픈소스로 공개되었기에 누구나 자유롭게 연구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혁신을 독점하려는 기존 서구권 기업들의 폐쇄적인 접근과는 대조적이다.


AI 핀둬둬, 시장을 흔들다

딥씨크는 그 저가 전략으로 중국 내에서 ‘AI 핀둬둬’라는 별칭을 얻었다. (핀둬둬는 테무 등의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을 가진 중국 기업이다.)

특히 DeepSeek-V2 모델의 파격적인 가격은 경쟁사들로 하여금 줄줄이 가격을 낮추게 했다.

딥씨크의 강점은 단순히 ‘싸다’는 데 있지 않다.

그들의 효율성은 기술적 미학에 가깝다.

멀티헤드 잠재 어텐션(MLA), Mix-of-Experts 구조 등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적은 자원으로도 고성능을 달성했다.


스푸트니크에 맞먹는 쇼크

미국의 GPU 수출 제한 속에서도 딥씨크는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제한된 리소스를 최적화하며 기술적 자립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를 두고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 부른다.

냉전 당시, 소련의 인공위성이 미국을 놀라게 했듯이, 딥씨크의 부상은 서구권 AI 산업에 강력한 충격을 주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지정학적 권력 구조를 다시 그리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한줄기 바람이 불러온 질문들

딥씨크의 성공은 기술적 혁신뿐 아니라, AI 산업의 본질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독점의 종말인가? 딥씨크는 거대한 자본과 첨단 하드웨어 없이도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 AI 개발 모델의 효율성: 서구권의 막대한 비용 투입 모델이 과연 지속 가능할까?
  • 오픈소스의 윤리: 딥씨크의 민주적인 접근은 악용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요구한다.

조용한 혁명, AI의 미래를 묻다

딥씨크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을 넘어, AI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기술이 특정 기업과 국가에 갇히지 않고 모두를 위한 공공재로 기능할 수 있을지, 그리고 AI가 누구의 이익을 위해 작동해야 할지 말이다.

딥씨크의 성공은 단 하나의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은 우리에게 선택지를 열어두며 조용히 질문한다.

“당신이 바라는 AI의 미래는 무엇인가?”.

그 질문에 답하는 건 이제 인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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